2014년 첫 장면부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내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는 음악이었습니다. 제임스 건 감독의 영화에서 음악은 단순한 분위기 설정이나 복고풍 장식이 아닌, 서사의 핵심입니다. 2023년에 공개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강화되어, 각 캐릭터의 내면을 반영하고 감정선을 구체화하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이 글에서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에서의 사운드트랙이 어떻게 가디언즈 멤버들의 성격과 이야기를 정의하고, 음악이 대사나 영상만큼이나 강력한 서사 장치로 기능하는지를 살펴봅니다.
1. 로켓 라쿤: 트라우마와 정체성의 주제곡
로켓의 이야기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의 감정적 중심입니다. 그의 기원을 다룬 플래시백에서 우리는 그가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실험체로 겪었던 트라우마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때 흐르는 라디오헤드의 “Creep (Acoustic)”은 그가 느끼는 소외감과 자기혐오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stripped-down한 이 곡은 로켓의 보호막이 무너지고 있는 순간과 정확히 맞물리며, “나는 여기 어울리지 않아”라는 가사는 로켓의 정체성 혼란과 맞닿아 있습니다.
2. 스타로드: 향수를 넘어 성숙으로 나아가는 음악
피터 퀼, 일명 스타로드는 음악을 통해 어린 시절과 어머니와의 기억을 연결합니다. 전작들에서는 70~80년대 음악이 중심이었지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에서는 더 다양한 시대의 곡들이 포함되며 그의 내면 변화가 드러납니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Badlands”, 비스티 보이즈의 “No Sleep Till Brooklyn” 등은 가모라의 부재, 자신의 죄책감, 정체성 탐색 등 퀼의 복잡한 감정을 반영합니다. 더 이상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려는 의지가 음악을 통해 표현됩니다.
3. 가모라: 음악의 공백이 상징하는 거리감
이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의 가모라는 이전 팀의 역사와 기억을 공유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음악에 무관심하고, 함께 노래하거나 춤추지 않으며 팀의 정서적 순간에서도 거리감을 유지합니다.
이 음악적 부재는 그녀의 정체성과 정서적 단절을 상징하며, 동시에 ‘기억과 음악이 어떻게 인간을 연결하는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결국 그녀는 리벤저스와 함께 새로운 소속감을 찾게 되며, 이는 다른 형태의 귀속감을 의미합니다.
4. 네뷸라, 드랙스, 맨티스: 웃음 뒤에 숨겨진 감정의 선율
로켓과 퀼이 메인 스토리를 끌고 가는 동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에서는 네뷸라, 드랙스, 맨티스도 감정적 깊이를 부여받습니다. 이들의 순간은 종종 유쾌한 음악으로 포장되지만, 그 안에는 말로 하지 못한 감정이 숨겨져 있습니다.
네뷸라는 차가운 겉모습 뒤에 점차 웃음을 보이며 인간미를 드러냅니다. 드랙스는 코믹한 외형과 달리, 한때 아버지였던 존재로서의 슬픔과 따뜻함을 보여주며, 맨티스는 소속감을 갈망합니다. Earth, Wind & Fire의 “Reasons”와 같은 곡은 이들의 숨겨진 서사를 미묘하게 드러냅니다.
5. 그루트와 크래글린: 비언어적 감정의 전달
그루트는 “나는 그루트다”라는 한 마디 외에는 말을 하지 않지만, 음악을 통해 그의 성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과거의 상징적인 곡들과 새로운 음악들이 뒤섞이며, 그는 어린 나무에서 성숙한 존재로 진화합니다.
크래글린 역시 작은 캐릭터지만, 욘두의 화살을 다루며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감정적 서사를 부여받습니다. 그에게 흐르는 음악은 자존감 회복과 팀의 일원으로서의 책임감을 상징합니다.
6. 마지막 춤: 해방과 연대의 축제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흐르는 Florence + The Machine의 “Dog Days Are Over”는 그 자체로 해방의 선언입니다. 수년간의 아픔, 상실, 전투를 뒤로하고 각자가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서는 이 장면에서, 음악은 단순한 춤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각 가디언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춤을 추지만, 그 장면은 ‘함께’임을 상징합니다. “행복이 기차처럼 갑자기 그녀를 덮쳤다”는 가사는, 치유는 서서히가 아니라 갑자기 찾아온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들은 더 이상 고통으로 묶인 존재가 아니라, 자유의지로 연대하는 이들입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 결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는 사운드트랙이 단순한 분위기 연출을 넘어, 이야기의 중심에 위치함을 증명했습니다. 각 곡은 캐릭터의 감정, 성장, 상실, 회복을 반영하며, 관객이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제임스 건은 음악과 서사를 완벽히 결합해, 모든 가사와 음표가 캐릭터의 영혼을 비추게 만들었습니다.
이 시리즈는 스펙터클보다는 정서적 여운으로 기억됩니다. 음악은 말을 대신해 감정을 전달하고, 세대를 초월한 연결을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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