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 시리즈만큼 스타일과 문화적 영향력을 동시에 가진 액션 프랜차이즈는 드뭅니다. 매 편마다 액션 안무, 건푸 미학, 세계관 확장을 통해 장르의 경계를 넓혀온 이 시리즈는, 존 윅: 챕터 4에서 그 정점을 찍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격렬한 액션의 연속이 아니라, 전투 언어 자체의 진화이자 액션을 예술로 끌어올린 성취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존 윅 4가 어떻게 액션을 예술로 승화시켰는지, 무술 안무의 발전 양상, 그리고 이 작품이 액션 장르의 미래에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시각적 시로 승화된 시네마틱 액션
존 윅 시리즈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는 ‘액션의 명확성’입니다. 많은 현대 액션 영화가 흔들리는 카메라와 빠른 컷 편집에 의존하는 반면, 존 윅 4는 롱테이크, 와이드샷, 고정된 앵글을 적극 활용합니다. 덕분에 관객은 안무의 정교함과 공간 활용, 배우들의 신체 능력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폭력을 시각적 시로 변환합니다. 오사카의 네온빛 호텔에서 펼쳐지는 검투전, 파리 미술관의 총격전 등 모든 장면은 빛과 구도, 움직임이 완벽히 조화를 이루며 발레처럼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혼돈이 아니라 ‘구조’가 있는 액션입니다.
감독 채드 스타헬스키는 전직 스턴트맨 출신답게, 액션을 장면 단위가 아닌 ‘구성된 예술’로 접근합니다. 공간의 구조, 전투의 리듬, 동작의 질감까지 모두 대사만큼 중요한 영화적 언어로 활용됩니다.
2. 전 세계 무술의 융합
존 윅 4는 무술 스타일을 세계적으로 확장합니다. 시리즈 특유의 건푸와 유도 기반 액션을 넘어, 필리핀의 칼리(Kali), 러시아 삼보(Sambo), 인도네시아의 실랏(Silat) 등 다양한 격투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통합됩니다.
특히 도니 옌이 연기한 케인은 우슈와 맹인 전투 기술이 결합된 독창적인 스타일을 선보이며, 우아함과 예측 불가능함을 동시에 전달합니다. 그의 존 윅과의 결투는 단순한 기술 대결이 아니라 감정이 얽힌 긴장감 있는 장면으로 완성됩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액션 연출을 넘어, 무술이 문화적 표현의 수단임을 강조하며 세계관의 깊이를 더합니다.
3. 배우의 헌신과 스턴트의 실제감
존 윅 4의 리얼리즘은 배우들의 헌신에 기반합니다. 50대 후반에 접어든 키아누 리브스는 수개월간 주짓수, 무기 사용, 안무 훈련에 임하며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소화합니다.
모든 시퀀스는 한계를 시험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파리 개선문 장면에서는 실제 차량과 스턴트 배우들이 밀리초 단위로 동선을 맞춰 촬영했고, 수십 개의 계단을 오르며 적과 싸우는 장면은 체력적 한계와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전투 장면의 교과서입니다.
CGI를 최소화하고 물리적 실제감을 극대화한 이 영화는 관객이 주먹, 낙하, 총성 하나하나에 진짜로 반응하게 만듭니다.
4. 조명과 색채, 움직임을 통한 서사 전달
존 윅 4에서 액션의 미학은 색과 빛, 움직임과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각 전투 장면은 감정과 주제를 반영하는 색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파랑은 슬픔, 빨강은 위협, 금색은 유산을 상징합니다. 조명은 그림자와 반사를 만들어내며, 캐릭터의 움직임에 영향을 줍니다.
영화는 시점을 통해서도 실험을 합니다. 예를 들어 탑다운 뷰로 촬영된 총격전 장면은 이소메트릭 게임을 연상시키며, 공간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의 서사를 시도합니다.
이러한 시각적 선택은 단순한 연출이 아닌, 캐릭터의 내면과 행동을 설명하는 장치로 기능합니다. 누가 싸우느냐보다, 어떻게, 어디서 싸우느냐가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구조입니다.
5. 장르의 클리셰를 넘어서다
존 윅 4는 장르적 기대를 충족시키면서도, 그것을 뛰어넘습니다. 스토아적인 영웅, 장대한 복수극이라는 익숙한 구성을 취하면서도, 존 윅은 더 이상 불사신이 아닙니다. 피로, 상실, 명예라는 감정이 전투의 무게를 실어줍니다.
특히 몽마르트르 언덕에서의 최종 결투는 단순한 결말이 아닌, 선택과 희생의 철학적 대결로 펼쳐집니다. 대사는 최소화되고, 긴장감은 극대화되어 침묵과 여운으로 마무리됩니다.
이처럼 존 윅 4는 전통적인 액션 영화 공식을 따르되, 이를 해체하며 새로운 신화를 만듭니다.
존 윅 4 결론
존 윅: 챕터 4는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닌, 시네마틱 전투의 교과서입니다. 안무의 혁신, 글로벌 무술 융합, 시각적 세련미를 통해 현대 액션 영화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합니다.
많은 액션 영화가 ‘볼거리’만을 추구하는 시대에, 존 윅 4는 스펙터클과 깊이가 공존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이 영화는 액션을 예술로 바라보며, 관객에게 전율과 사유를 동시에 안겨주는 보기 드문 성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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