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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마더! 상징과 혼돈으로 읽는 5가지 성서적 해석

by N픽스 2025. 6. 1.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마더!는 평범한 공포 영화가 아닙니다. 광란의 마지막 막부터 불편한 상징의 연쇄까지, 이 영화는 관객을 깊이 있는 해석의 공간으로 밀어 넣습니다. 어떤 이들은 상영 도중 극장을 떠났고, 또 어떤 이들은 이 작품을 걸작이라 평가했습니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이 영화는 단순한 이해를 거부하며 상징과 은유, 혼돈 속에 힘을 두고 있습니다.

이 모든 혼돈의 중심에는 한 여인이 있습니다. 이름조차 없는 그녀는 점점 광기에 잠식되는 집 안에서 평화를 유지하려 애씁니다. 하지만 마더!는 단지 가정 내 불안이나 작가의 고뇌를 다룬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종교, 신화, 환경주의, 실존적 공포가 엮인 촘촘한 상징의 직물입니다. 그 중에서도 성경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재해석이 영화 전반을 관통합니다.

아래는 이 상징의 폭풍을 해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섯 가지 핵심 성서적 해석입니다.

 

마더! 상징과 혼돈으로 읽는 5가지 성서적 해석


1. 집: 에덴동산이자 지구, 그리고 자궁

마더! 영화의 배경인 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닙니다. 그 자체가 살아 있는 존재이며, 감정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여주인공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벽 속 심장박동을 느끼고, 고통받으면 집도 병들며, 그녀가 소중히 돌보던 이 공간은 점점 파괴되어 갑니다.

이 집은 에덴동산으로 읽힙니다. 여주인공(“마더”)은 이 낙원을 돌보는 존재이며, 외부인의 침입은 아담과 이브가 에덴에 가져온 타락과 유사합니다. 동시에 집은 지구의 은유이기도 합니다. 순수하고 고요한 자연이 인간의 탐욕과 무지에 의해 망가지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이 집은 자궁으로도 해석됩니다. 생명이 태어나는 공간이자 보호막인 이 장소는 외부로부터 침입당하고 파괴되며, 창조와 파괴가 동시에 이뤄지는 공간이 됩니다. 이는 여성성과 지구가 어떻게 착취당하는지를 은유적으로 드러냅니다.

2. ‘그’(Him): 신이자 예술가, 그리고 가부장

하비에르 바르뎀이 연기한 ‘그’는 전통적인 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듯 보입니다. 그는 창조자이며, 숭배받기를 원하고, 시(즉 ‘말씀’)을 통해 사람들을 이끕니다. 하지만 그는 다정한 창조주가 아니라, 끊임없는 칭송과 인정을 원하며 파트너의 고통에도 무감한 존재입니다.

그는 또한 예술가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창작에만 몰두하며, 자신의 뮤즈인 여주인공을 끝까지 소비해버립니다. 아로노프스키는 이 부분에서 스스로에 대한 메타 비판도 담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사랑보다는 유산을, 연민보다는 창작을 추구하며 결국 파괴로 나아갑니다.

이러한 ‘신’의 모습은 전통 신학과 충돌합니다. 그는 전능하지도, 전지하지도 않으며, 사랑도 무조건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기적이며 냉담한 창조자입니다. 영화는 묻습니다. “창조는 본질적으로 이기적인 행위인가? 사랑은 정말로 신성한가?”

3. 아이: 예수의 은유, 그리고 희생의 공포

마더! 영화의 가장 잔혹한 장면은 여주인공이 아이를 출산한 후 벌어집니다. 그녀는 아이와 단둘이 있고 싶어 하지만, ‘그’는 아이를 신도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억지로 데려갑니다. 이후 아기는 군중에 의해 떨어뜨려져 죽고, 이어지는 장면은 충격적입니다. 그들은 아기의 시신을 먹습니다.

이 장면은 명백히 예수의 죽음과 성찬식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그것을 극단적이고 끔찍한 공포로 전환시킵니다. 여기에는 구원도, 의미도 없습니다. 오직 파괴와 희생만 존재합니다.

군중은 자신들이 숭배의식을 수행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영화는 묻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종교적 전통에 익숙해졌기에, 희생과 폭력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가?” 희생은 언제부터 신성으로 포장된 잔혹함이 되었는가?

4. 신도들: 믿음, 군중심리, 그리고 인류사

시간이 지날수록 집에는 수많은 사람이 들어오고, 이들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갑니다. 찬양에서 폭동으로, 성지순례에서 전쟁과 처형으로 바뀌는 이 행렬은 단순한 이야기 흐름이 아니라, 인류 종교사의 압축판입니다.

아로노프스키는 십자군 전쟁부터 현대의 종교 극단주의까지 수천 년의 역사를 몇 분 안에 압축해 보여줍니다. 이 군중은 ‘그’를 숭배하면서도 ‘마더!’의 고통에는 무감각합니다. 그들은 신을 향한 믿음은 갖지만, 지구와 여성, 약자에게는 무관심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비판이 아닙니다. 영화는 우리 사회가 종교적 열망 속에서 얼마나 현실의 고통을 외면해왔는지를 고발합니다.

5. 결말: 묵시록과 끝없는 반복

마더! 영화의 마지막, 여주인공은 집과 자신을 불태웁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심장을 꺼내 다시 정제하고, 또 다른 여성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합니다.

이는 요한계시록과 유사한 묵시적 구조입니다. 모든 것이 파괴된 후, 새로운 창조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 순환은 구원의 메시지를 주지 않습니다. 단지 반복될 뿐입니다.

여기서 영화는 묻습니다. “우리는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는가? 창조는 왜 항상 파괴를 동반하는가?” 여주인공은 희생당했지만, 그 희생은 어떤 교훈도 남기지 못합니다. 신은 배우지 않으며, 새로운 뮤즈를 통해 또 다시 같은 비극을 준비합니다.

마더! 마무리 : 신성한 알레고리인가, 절규하는 악몽인가?

마더!는 누구에게나 맞는 영화는 아닙니다. 불쾌한 이미지, 의도적인 난해함, 그리고 혼란스러운 전개는 많은 관객에게 도전이 됩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날카로운 알레고리와 통렬한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아로노프스키는 종교적 상징을 위로의 도구가 아니라, 충격과 성찰의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이 영화는 단지 성경 이야기를 재현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예술, 신앙, 권력, 그리고 우리가 숭배하는 모든 시스템에 대한 도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