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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60

그린북 - 우정과 인종을 넘나드는 4가지 장면의 힘 2018년 개봉한 영화 그린북(Green Book)은 단순히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로만 기억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인종, 계급, 우정이라는 복잡한 주제를 섬세하게 풀어낸, 이야기 이상의 영화입니다. 이야기는 전혀 다른 두 남자의 여정을 따라갑니다. 브롱크스 출신의 이탈리아계 바운서 토니 립과, 고상하고 지적인 세계적인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 박사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1960년대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이 만연한 시대를 배경으로, 이들의 고용관계는 서서히 우정으로 발전해 갑니다. 그린북은 인종 문제를 단순화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정서적으로 강력한 장면들을 통해 진정한 이해와 공감의 가치를 전달합니다.다음은 이 영화가 인종을 넘어 인간 대 인간의 진정한 유대를.. 2025. 6. 3.
코다, 소리 없는 세상이 들려준 가족의 의미 소리로 가득한 세상—대화 소리, 음악, 자동차 경적—가 일상이 된 현대에서, 아리안 헤더의 코다(CODA)는 용기 있게 침묵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이 영화는 최근 몇 년간 가장 깊은 감동을 주는 이야기 중 하나를 완성합니다. 2022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청각장애 부모 밑에서 태어난 청인 자녀(Child of Deaf Adults), 루비 로시의 삶과, 전혀 다른 두 세계 사이에서 살아가는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코다는 단순한 성장 드라마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목소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단순히 노래하거나 말하는 능력뿐 아니라, 자신을 정의하고, 꿈을 추구하고, 타인의 기대를 넘어 자신만의 삶을 사는 내면의 목소리 말입니다. 가족에 대한 충성과 자신의.. 2025. 6. 2.
미드소마, 공포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기묘함 아리 애스터의 미드소마는 전통적인 공포 영화의 경계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작품입니다. 어두운 골목 대신 햇살 가득한 초원, 점프 스케어 대신 서서히 쌓여가는 불안을 택한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미국 커플이 스웨덴의 외딴 공동체를 방문하는 이야기이지만, 그 아래에는 트라우마, 정서적 고립, 그리고 인간의 귀속 욕구에 대한 깊은 탐구가 숨어 있습니다.미드소마가 특별한 이유는 장르적 기대를 전복시킨다는 점입니다. 영화는 외부의 위협이 아닌, 해결되지 않은 슬픔과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통해 점차 내부의 공포로 안내합니다. 진짜 공포는 사이비 집단도, 그들의 의식도 아닌, 정서적 안전을 갈망하는 과정에서 자아를 잃어가는 데 있습니다.다음은 이 영화가 어떻게 상징과 감정적 긴장, 미적 부조화를 통해 깊고 인간적인 .. 2025. 6. 1.
마더! 상징과 혼돈으로 읽는 5가지 성서적 해석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마더!는 평범한 공포 영화가 아닙니다. 광란의 마지막 막부터 불편한 상징의 연쇄까지, 이 영화는 관객을 깊이 있는 해석의 공간으로 밀어 넣습니다. 어떤 이들은 상영 도중 극장을 떠났고, 또 어떤 이들은 이 작품을 걸작이라 평가했습니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이 영화는 단순한 이해를 거부하며 상징과 은유, 혼돈 속에 힘을 두고 있습니다.이 모든 혼돈의 중심에는 한 여인이 있습니다. 이름조차 없는 그녀는 점점 광기에 잠식되는 집 안에서 평화를 유지하려 애씁니다. 하지만 마더!는 단지 가정 내 불안이나 작가의 고뇌를 다룬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종교, 신화, 환경주의, 실존적 공포가 엮인 촘촘한 상징의 직물입니다. 그 중에서도 성경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재해석이 영화 전반을 .. 2025. 6. 1.
나, 다니엘 블레이크 - 시스템과 인간성의 충돌을 보여주는 3가지 장면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는 단지 한 편의 영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현대 복지 제도에 대한 통렬한 고발이며, 관료주의가 어떻게 사람들의 존엄을 박탈하는지를 드러내는 날카로운 초상입니다. 이 영화는 심장마비에서 회복 중인 59세 목수 다니엘이, 비인격적인 시스템과 싸우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로치는 실존 인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동시에 정치적으로 긴급한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풀어냅니다.이야기의 중심에는 두 가지 현실 사이에 낀 한 남자가 있습니다. 육체적으로는 일을 할 수 없지만, 디지털화된 복지 시스템은 그의 존재를 무시합니다. 영화는 감정적으로 강렬한 세 장면을 통해, 제도적 논리와 인간의 삶 사이의 충돌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1. 직업 알선소 면담: .. 2025. 6. 1.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슬픔을 다루는 영화적 언어 케네스 로너건 감독의 맨체스터 바이 더 씨(Manchester by the Sea)는 단지 상실을 다룬 영화가 아닙니다. 그 자체가 상실입니다. 이 영화는 슬픔을 형태와 구조, 소리와 침묵 속에 녹여내며, 수많은 영화들이 고통을 극복의 대상으로 묘사하는 것과 달리, 이 작품은 그 고통 안에 정직하게 머무릅니다. 그것은 한 사람이 겪는 슬픔이 어떻게 평범한 일상을 무너뜨리고, 회복이 아닌 지속이라는 방식으로 삶을 바꾸는지를 담담히 보여줍니다.주인공은 보스턴에서 잡일을 하며 살아가는 리 챈들러(케이시 애플렉 분)입니다. 그는 형의 사망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조카를 돌보게 되며, 묻어두었던 과거의 트라우마와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영화는 리가 스스로를 치유하거나 변화시키는 이야기보다, 오히려 치유되지 않는 상.. 2025. 5. 31.